암울한 오프라인 매장
사람들은 점점 오프라인에서 구매를 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고있다.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봐야하는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경험을 하고 온라인에서 구매를 한다. 점점 오프라인 소매업자들은 거대한 온라인 소매업에 굴복해가고 있다.
사실 어느 누가 누워서 핸드폰 몇 번 두드리면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 대신, 직접 가서 더 비싼 값으로 구매하겠는가?
변화해가는 오프라인 매장
하지만 기업들이 다시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에 대해 재고해나가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각인을 목표로 초점을 맞춘 것이다.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당사의 철학, 스토리텔링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젠틀몬스터’를 생각해보자. 이 곳은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곳이지만, 스토리가 있는 테마형 전시회를 함께 융합했다. 선글라스를 구매하려고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대부분 문화복합장소로써 ‘볼거리’, ‘데이트장소’로 모인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선글라스를 직접 써보고, 경험을 같이 온 사람들과 나눈다.
필자도 직접 친구와 방문한 경험이 있는데,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인테리어 테마 덕에, 항상 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크다. 당시에는 ‘향’이 테마였는데, 갖가지 향을 맡아볼수도 있고, 각 향에 대한 분위기도 맞춰서 인테리어를 꾸몄다. 이러한 세심한 것들이 좀 더 나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험은 실제로 구입으로도 이어진다. 몸으로 직접 느낀 그 때의 경험을 회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젠틀몬스터 온라인 스토어로 접속하게된다. 이미 머릿 속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분위기와 공기에 매료되었던, 아름다운 공간이 가득 차있다. 구매 버튼을 누르기까지 이런 긍정적 견해는 유지된다.
이 사진은 2020년 초, 호주에 있는 애플스토어를 방문했을 때 찍은 것이다. 매장이 오픈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은 앞에서 줄을 서 있다. 나는 무슨 이벤트가 열리냐고 사람들에게 물었는데, 이벤트는 없고, 그냥 신제품을 구경하러 왔다고 한다. 제품을 구경하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사람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가, 제품들을 만져보고, 사용해보고, 직원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한다. 사람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강화한다.
애플 스토어는 정기적으로 제품 활용 팁을 알려주는 ‘세션’을 개최한다. 상품을 소개하는 것과 더불어 교육의 영역까지 융합한 것이다. 이로써 사람들은 더욱 브랜드에 빠지게 되고, 구매에 대한 확신이 강화된다.
오프라인 매장이 판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긍정적인 각인을 주기 위한 아름다운 문화복합공간으로 변화해가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매장과 차별화해, 오프라인 매장만의 장점을 극대화한 좋은 사례이다.
얼마 전에는 강남역 부근에서 LG 윙을 시연하고 있길래 들어가보았는데, 다양한 볼거리들이 마련되어있었다. 입구에는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이 기구들이 있었다. 기구 앞에 발판에 발을 올렸더니 기구가 휙 90도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LG 윙이 90도 돌아가는 핸드폰이기 때문에, 이러한 볼거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안내하시는 분이 휴대폰에 대해 설명해주신다. 고객은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해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뒷 공간에는 밖에 날씨에 따라서 전광판이 바뀌고 조정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디지털적인 공간이면서, 자연과 함께되는 듯한 공간에서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1층 뿐 아니라, 위층에도 많은 볼거리들이 있었다.
오프라인 매장이 판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긍정적인 각인을 주기 위한 아름다운 문화복합공간으로 변화해가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매장과 차별화해, 오프라인 매장만의 장점을 극대화한 좋은 사례이다.
더 나아간 미래
3D 프린터기는 점점 비용이 저렴해지고 있으며, 10년 안에 가정용 3D 프린터기가 배치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기업들은 3D 프린터기에 입력을 해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코드’를 발급하게 될 것이고, 이 코드를 입력해 사람들은 바로 제품을 눈 앞에서 받아보게 된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진 것이다.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고, 메일로 코드를 받으며, 코드를 가정용 3D 프린터기에 넣어 제품을 받는다는 발상은 어찌보면 너무 미래적인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3D 프린터기로 자동차까지 만들어내고, 건물까지 짓는 현재의 발전속도를 본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그래도 품위를 유지할 것이다. 사람들이 제품코드를 받아 3D 프린터기를 뽑아낸다고 해도, 우선 ‘경험’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것이다. 그 경험을 토대로 온라인으로 구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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