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가볍기를 기원하지 마라. 등이 더 튼튼해지길 기원하라."

시어도어 루스벨트 (Theodore Roosevelt)

Music Technology

모듈러 신디사이저에 대해 (Modular Synthesizer)

노란섬 2021. 11. 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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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신디사이저란?

모듈러 신디사이저 / 모듈

모듈러 신디사이저란 각각의 모듈로 이루어진 전자음악 악기다. 이 거대한 악기를 모듈러 신디사이저라 하는데, 우측에 작은 모듈들이 모여서 좌측에 커다란 모듈러 신디사이저 체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연주자는 이 각각의 모듈들을 케이블로 연결하여 (이러한 연결 작업을 Patching, 패칭이라 부른다) 악기가 소리를 만들어내도록하는 Signal Path (신호 경로)를 만들어낼 수 있다. 패치 케이블을 쉽게 뺐다 꼈다 하면서 재배치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듈러 신디사이저는 무수히 많은 방법으로 어떤 장르의 사운드든 만들 수 있다. 

 

오늘날 가장 일반적인 모듈러 신디사이저의 포멧은 Euro Rack (유로렉)이다. 유로렉 모듈러 신디사이저는 규격도 표준화되어있고, 전원 공급 장치의 사양 또한 타사의 제품들과 동일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다. 보편적으로 합의된 사양 덕분에 악기 디자이너는 광범위한 도구 세트를 개발하고, 음악가는 자신의 음악에 적합한 모듈을 선택하여 자신만의 악기를 만들 수 있다. (여러 제조업체의 모듈로 구성된 신디사이저를 만들 수 있는 것!) 즉, 개인적으로 영감을 주는 모듈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완전히 자신만의 고유한 신디사이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유로렉 모듈을 만드는 제조업체도 다양해지고, 교육 리소스도 많아졌기 때문에 현대는 이 유로렉 신디사이저의 환경이 매우 풍부하고 다양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확장가능성과 유연성이 좋기 때문에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열정적인 사운드 디자이너, 퍼포머, 프로듀서들에게 지금까지 매력적인 악기로 불리고 있다. 

 

그래서 이 모듈러 신디사이저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하여 지금의 상태가 되었고, 오늘날 아티스트들에게 이 악기는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자.

 

모듈러 신디사이저의 역사

슈톡하우젠과 동료들의 작업실이었던 독일 쾰른의 WDR 스튜디오

신디사이저를 떠올릴 때 우리는 보통 어떤 모습을 떠올릴까? 대게 신디사이저는 키보드를 갖고 있고 그 키보드를 누르면 소리가 날 것이다. 또한 노브와 스위치나 슬라이더를 통해 소리를 조작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 악기를 떠올릴 지 모른다. 하지만 원래부터 신디사이저가 이런 것은 아니었다. 이전에 모듈러 신디사이저가 있었기에 지금의 기능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듈러 신디사이저가 현대 신디사이저의 선조"라고 부른다.

 

1950년대에는 전자음악스튜디오가 비교적 흔했는데, 그 이유는 세계대전 이후 남겨진 음성기계들 때문이었다. 이 기계들을 어떻게 처리할까...고민하던 찰나 예술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에 당대 음악가들이 동의했다. 그리고 이렇게 기계가 가득한 전자음악스튜디오는 보통 학교나 라디오 방송국, TV 브로드캐스트에서 많이 협업했다. 대부분의 스튜디오들은 테이프 레코더, 라디오 방송국 장비, 기계 테스트 장비, 소리를 조작하고 녹음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전자기기들을 결합하는 실험적인 음악가들의 작업실, 플레이그라운드였다. 대부분의 작업은 테이프를 역재생하고, 테이프를 감는 속도를 바꾸는 등의 테이프 편집이었다. (Tape edit Technique) 이런 작업실에서 작업한 음악가들은 이러한 방식에 점점 능숙해졌지만, 이러한 워크플로우는 모든 음악가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아직까지는 악기를 연주하거나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기 위해 종이에 팬을 대는 것이 익숙했고, 이것이 더 즉각적이면서 직관적이었기 때문이다.

 

음악적 활용을 위한 신디사이저의 발전

따라서 작곡가와 엔지니어는 '전자 음악을 작곡하는 것을 새로운 기술로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을 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방송용이나 테스트 장비를 변형시킨 기계들 말고 전자음악을 작곡하는 용도로 특수 설계된 장치가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아이디어는 허버트 벨라 (Herbert Belar)와 해리 올슨 (Harry Olson)이 설계한 RCA 신디사이저에서 Raymond Scott, Hugh Le Caine, Harald Node 이 만든 셀 수 없이 많은 발명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악기들을 탄생시켰다. 이 중 현대 신디사이저의 등장이라는 일종의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간주되는 발전이 있는데, 그것은 로버트 무그박사 (Robert Moog)와 돈 부클라(Don Buchla)의 업적이다.

 

1960년대 무그박사는 뮤지션인 Herb Deutsch와 협업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테이프 음악 스튜디오의 음향적 접근 방식과 전통 악기의 실시간 연주성을 결합한 전자 악기를 구상하여 제작했다. 마찬가지로, 미국 서부 해안에서 돈 부클라는 샌프란시스코 테이프 음악 센터에서 작곡가인 Morton Subotnick와 Ramon Sender와 협력하여 작곡가가 실시간으로 더 다양한 음악 프레이즈를 만들기 위한 전자악기인 "Easel"을 만드는 것을 구상하고 있었다. (음악가들이 엔지니어인 돈 부클라에게 악기 커미션을 부탁함.)

 

초기 Buchla Easel의 책자 이미지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무그박사와 부클라의 접근 방식이 매우 유사했다는 것이다. 결국 각 악기 디자이너는 표준화된 치수에 여러 개별 모듈로 구성된 기계를 만들었고, 이것들은 모두 하나의 전원 공급 장치에 연결되었다. 모듈들은 예전 테이프 음악 스튜디오에서 볼 수 있는 오실레이터, 필터 등과 다르지 않았고, 이러한 모듈들은 패치 케이블을 통해 상호 연결되었다. 이것이 최초의 모듈식 신디사이저 형식이었다. 발명가들은 이 커스텀 모듈식 신디사이저를 학교, 스튜디오, 밴드 및 개별 음악가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혁신적인 기기의 훌륭한 점은 CV (Control Voltage)에 관한 것이었다. CV를 사용하면 MIDI 아날로그 악기 또는 Daw의 오토메이션과 같이 서로의 동작에 영향을 주는 독립적인 모듈을 사용할 수 있다. 모듈식 신디사이저의 일부 모듈은 소리를 만들거나 처리하는 용도로만 만들어진 것이지만, 다른 모듈들은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전압에서 사용자가 정의할 수 있는 전압 시퀀스, trigger가 가능한 전압 형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CV를 생성하도록 특별히 설계되었다. 이것이 바로 모듈러 신디사이저가 유행을 탄 이유다. 모듈러 신디사이저에서는 소리의 변경사항을 즉시 프로그래밍하고 변경할 수 있는 반면 테이프 음악에서의 소리 조작은 편집이 번거롭고, 기술적인 처리과정 자체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모듈식 신디사이저를 사용하면 특정 피치 시퀀스를 만들기 위해 더 이상 여러 테이프 조각을 함께 연결하는 귀찮은 작업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는 대신 시퀀서의 CV 출력을 오실레이터의 CV 입력에 연결하기만 하면 끝이다. 번거로운 작업 없이 음악적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Moog사의 Model 12 (1970년대 무그 시스템)

따라서 초기 모듈식 신디사이저의 매력은 유니크한 음향적 가능성이 크지만, 디자인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중 하나는 '즉각성'이었다. 아티스트가 새로운 사운드와 음악적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창작 과정이 보다 지속적이고 자발적으로 흐를 수 있다. 당시까지 음악가가 거대한 기계를 사용해 이러한 종류의 즉각적인 상호처리과정을 다룰 수 있지 못했는데, 이를 통해 음악가들도 점점 기계와 친해지기 시작했다. 

 

전자 음악의 초기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신디사이저라는 악기가 끊임없이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가치가 크다. 

 

대중에게 다가가기까지의 모듈러 신디사이저

음악가 Beaver, Krause

모듈러 신디사이저의 엄청난 음향적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이 악기는 처음 선보여졌을 때 대중에게 외면받았다. 그 이유는 비용도 많이 들고, 어디 갖고다니기도 뭐하고, 다루는 것에 있어서도 괴리감이 있었기 때문에 이 악기에 접근하는 것 조차 거부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악기가 교육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주류 대중 음악으로도 천천히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신디사이저가 내는 소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따라서 많은 주요 스튜디오에서는 Paul Beaver 및 Bernie Krause와 같은 세션 뮤지션을 고용했다. 이들은 스튜디오에 와서 다른 아티스트들의 음반이나 영화업계의 영화에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넣어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디사이저는 괴리감 있는 뭉툭한 박스라는 익식에서 점점 재밌고 훌륭한 소리를 내는 악기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음반에서 모듈식 신디사이저가 사용되면서 점점 주변 밴드나 음반 프로듀서들도 이 사운드를 원하기 시작했다. 

 

https://youtu.be/J8sS5NkADBE?t=140 

레너드 번슈타인이 콘서트장에서 신디사이저를 소개하고 있는 영상이다. Bach의 g minor fugue를 들려주는데, 청중들도 이 악기가 내는 소리에 흥미를 느끼고 아이들도 웃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점점 대중들에게 이 거대한 신디사이저의 음향적 가능성이 선보여지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까지 신디사이저 디자이너들은 하나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는데, 이는 커스텀 모듈식 시스템에 기꺼이 돈을 쓸 사람과 기관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태를 회복시키기 위해 그들은 값을 더욱 저렴하게 만들고 음악가가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악기를 디자인하려고 했다. 디자이너들은 세미 모듈식 ARP 2600과 EMS의 VCS3를 선보이면서 더욱 단순화된 신디사이저를 선보였다. 이러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도중 혁신적인 악기가 또 출현하게 되는데, 1970년대에 나온 Moog사의 Minimoog다.

 

Minimoog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Moog 공장에 폐기된 부품으로 안에 회로가 다 연결되어있는 방식으로 조립되었고, Moog사의 직원인 Bill hemsath가 주도했다. 그는 원래 단순히 재미로 이 악기를 만들었는데, 작고 기발한 자신의 악기가 재밌다고 생각해 무그 박사에게 보여줬지만, 시장에 바로 나오지는 않았다. 우여곡절을 거쳐 moog의 엔지니어들은 memsath의 아이디어를 시제품 발매단계로 이끌었다. 다른 제조업체의 초기 휴대용 악기는 여전히 모듈식 워크플로우를 유지했지만 (EMS VC33, ARP 2600, Buchla Easel) Minimoog는 이를 완전히 제거해 엔지니어들이 미리 내부에 패칭을 하여, 이렇게 사전에 배치된 signal path를 사용했다. 

 

이전에 고전적인 모듈러 신디사이저에서는 연주자가 케이블로 패칭을 하여 신호 흐름을 짜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았다. 이처럼 신디사이저 사용자는 음악을 만드는 것은 물론 소리를 내기 위해 합성법과 전자 음악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하지만 미니무그는 간단한 조작을 통해 패칭할 필요 없이 클래식 "Moog" 사운드의 상당 부분을 낼 수 있었다. 고전적인 모듈러 신디사이저의 다소 복잡하고 번거로운 측면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한 것이다. 음악가는 이제 단순히 건반을 누르고 노브를 돌리는 것만으로 즉시 소리를 내고 변형시킬 수 있다. (더욱 사용법이 쉬워짐) 물론, 모듈러 신디사이저가 할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낼 수는 없었지만, 음악가는 라디오에서 듣기 시작한 대부분의 신디사이저 소리를 만들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모듈러 신스보다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사용접근성이 높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더 쉬우니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더 사용하게 됨)

 

초기 모듈식 신디사이저는 실험적인 전자 음악 스튜디오에서 시작되어 왔기 때문에, 많은 초기 신다시어즌 전통 클래식 음악과는 관련이 없는 연주 방법을 사용했다. Buchla의 초기 100 시리즈는 악기를 컨트롤 하기 위해 시퀀서, 랜덤 전압 발생기 및 터치 플레이트인 array를 사용했다. EMS가 VCS3용 키보드 컨트롤러를 제공했지만 많은 연주자들은 대신 악기의 내장 조이스틱을 사용해 연주했다. 그러나 Minimoog은 악기 내에 고정된 signal path와 내장된 흑백 키보드에 의존하는 휴대용 신디사이저를 만들었다. 이러한 신디사이저를 대중들은 드디어 수용했고, 결국 새로 나오는 신디사이저의 대다수는 이렇게 안에 회로가 설계되어 내장되어있는 Sefl-contained 키보드 악기였다. 1980년대까지 많은 모듈러 신디사이저들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나무박스처럼 보였고, 1990년대에는 아날로그 모듈러 악기를 제작하는 소수의 제조업체들도 거의 사라졌다. 

 

아날로그 신디사이저가 시장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시기에, 저렴한 디지털 기술의 출현으로 많은 제조업체가 패치 메모리, 사전 설정 등이 완비된 폴리포닉 키보드 신디사이저 (화음연주가능한 신디사이저)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전에는 Voice, 즉 하나의 소리를 내는 monophonic 키보드 신디사이저가 많았는데, 그 이유는 동시 연주가능한 음 (voice)를 추가할 때마다 그에 대한 비용이 너무나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값이 비싸지면 사람들은 다시 신디사이저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에 기술적 한계로 이를 포기해야했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이 좋아지면서 이제 제조업체들은 Polyphonic 신디사이저를 제작하는데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Doepfer 엔지니어와 작곡가인 한스짐머 (2001년도 NAMM)

*NAMM (National Association of Music Merchants (NAMM)는  "음악 제품, 프로 오디오 및 기술 산업을 위한 세계 최대의 미국 연례 행사다."

 

모듈러 신디사이저 애호가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많은 음악가들이 학업 환경이나 녹음 스튜디오에서 모듈식 시스템에 입문했고 패치 케이블, 노브 및 스위치의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1990년대 중후반 독일 악기 디자이너인 Dieter Doepfer은 그의 현대적인 해결책으로 Doepfer A-100 System을 소개했다. A-100 시스템은 오래된 체계의 관행을 따르면서 모듈 치수에 대한 규격, 전원 공급의 필요조건, 패치 케이블 타입 등을 스스로 정의했다. Doepfer는 광범위한 음악적 목적을 위해 매우 완벽한 모듈들을 만들어냈지만, 아마도 그의 가장 큰 공헌은 A-100 시스템의 기술 사양을 매우 명확하게 정의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젊은 엔지니어와 음악가들은 자신의 개인 시스템을 확장하기 위한 모듈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점차 본격적인 회사 (The Harvestman/Industrial Music Electronics, Make Noise, Intelligel 등)로 발전했다. 

 

이제 흔히 Eurorack이라고 부르는 A-100 시스템은 지금까지도 가장 인기 있고 음향적으로 다양한 모듈 포멧이다. 

 

과거의 현대 비교

  • 초창기 모듈러 신디사이저는 사용자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만든 포멧 안에서의 제한적인 표현이 가능했다.
  • 1960년대, 70년대에 모듈러 신디사이저를 구입할 여유가 있었더라도 선택 가능한 제조업체는 두개 뿐이었다. (Buchla, ARP, Moog 시스템용 모듈을 설계하는 써드파티 회사도 없었음)

현대는 과거와는 정말 달라졌다.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가능성이 확장되어있는 것이다. 

 

현대의 관점에서의 모듈러 신디사이저

서두에서 모듈러 신디사이저는 각 개별 모듈로 이루어진 전자악기라고 말했다. 핵심 정의는 동일하다. 또한 각 모듈은 뚜렷한 음악적인 기능을 갖고 있고, 이 모듈들이 합쳐진 그룹은 패치 케이블로 상호 연결되어 연주자가 상황에 맞게 자신만의 signal path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 Signal Routing, 회로 연결과 조합이 개발자와 디자이너에 의해 사전에 설계되어있는 독립형 신디사이저와는 다르다. 악기에 따라 제조업체가 규정한 내부 구조를 고수할 필요 없이 사용자는 주어진 순간에 악기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효과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즉, 자신만의 악기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것이 모듈러 신디사이저가 현대에도 유행하고 있는 이유다. 기술적으로는 독립형 신디사이저들과 비교적 어렵지만 음악가들은 모듈러 신디사이저가 만들 수 있는 결과물의 가능성에 매혹을 느낀다. 수백 개의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수천 개의 모듈 중에서 음악가는 자신의 작업물에 필요한 기능을 가진 모듈을 선택하고 조합할 수 있으며, 여기서 간단한 패치를 사용해 자신의 악기가 작동하는 방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완전히 변경할 수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든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스템으로 자신만의 신스 사운드를 디자인할 수도 있고, 강력한 드럼 머신/ 샘플러/ 그루브 박스와 같이 샘플을 다루고 시퀀싱할 수 있다. DAW에서 나오는 소리를 창의적으로 믹싱할 수도 있다. 버튼을 누르면 재생되도록 음악적인 규칙과 알고리즘을 설정할 수도 있다. 

 

또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는 다른 음악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 음악은 장르도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음악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문화적 변화를 이룩했다. 1980년대 1990년대의 샘플러와 저렴한 드럼 머신부터 저렴한 가정용 녹음기술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전자 음악 도구를 통해 한 명의 음악가가 밴드, 녹음 엔지니어, 프로듀서 등이 될 수 있었다.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더 이상 인맥과 운, 음반사에 의존할 필요가 없으며, 음악을 만들기 위해 수년간의 음악 교육을 받을 필요도 없다. 음악을 즐긴다면, 음악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음악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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