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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2014년 4월 9일 전미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911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었다. 6시간이 넘게 마비되었다. 이 시간동안 긴급 통화는 6천 건 이상이었고, 모든 통화는 연결되지 못했다. 이 문제에 대해 정부가 추적해 본 결과, 문제는 콜로라도 엥글우드에 있는 통화 연결 설비의 컴퓨터였다. 이는 단순한 코딩 실수였다. 해당 컴퓨터의 코더들은 기록 가능한 신고 전화의 수에 제한(상한선)을 두기로 했고, 그 이상은 절대 이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2014년 4월 9일 기록 가능한 신고 전화의 수 제한을 뛰어넘었고, 컴퓨터는 그에 따라 완벽히 지시를 따랐다. 통화 연결을 중단한 것이다. 문제는 컴퓨터가 아니었다. 코드에 버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문제는 코딩에 있었다. 인간이 컴퓨터와 소통하는 의사 결정 처리 과정 말이다.
코딩은 엄청난 윤리적 책임이 뒤따른다. 도시를 건설하는 사람들이 도시에 사는 인간의 삶을 결정하듯이 코드는 우리의 인터넷 생활, 즉 우리의 생활을 통제한다. 코딩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긴급 전화를 하거나, 진료를 받거나, 차에 탈 때 조차 코딩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 이 블로그를 보고 있는 것도 코딩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코딩이 이렇게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인구 중 300분만의 1만이 코드를 쓰는 방법을 안다.
이제 코딩은 어떻게 작동하고, 그 역사와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모든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조상
이 배틀 1804년에 발명된 것으로 이 세상 모든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조상이다.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놀라운 혁신은 여기에 있다. 이 배틀에는 각 카드가 있는데, 각 카드에 있는 구멍들로 특정 핀들만 통과시킬 수 있다.
베틀에는 수백 장의 카드에 수천 개의 구멍이 있어 전보다 정교한 패턴을 짤 수 있었다. 유럽에서는 특히 화려한 문양을 새긴 숄이 유행했는데, 그 짜임새는 정말 세밀했기 때문에 마치 그림을 보는 듯 했다.
베틀 이전에는 한 올씩 실을 골라내야 했다. 실을 골라내는 '날실 소년'이 따로 있었다. 당시에는 수학도 손으로 이루어졌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컴퓨터'라고 불렀다. 현재 우리에게는 컴퓨터란 기계라고 당연스럽게 생각되지만, 최초의 컴퓨터는 사람이었다. 도움을 받을 수 잇었던 당시의 최고의 기계는 한 가지 유형의 문제만을 풀 수 있었다. 덧셈과 뺄셈에 쓰는 주판처럼 말이다.
찰스 배비지 (1791-91871)
영국의 수학자 찰스 배비지는 자신이 선택한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기계를 원했고, 그렇게 프로그래밍 했다. 배비지는 '해석 기관'이라는 기계를 고안해 냈고, 이 발상으로 그는 역사에 길이 남는 인물이 되었다. 최초의 컴퓨터는 사실상 괴팍한 성격의 영국 발명가인 배비지가 만든 것이다. 배비지에게는 작동법에 대한 영감이 있었는데, 그의 집에는 이러한 그림이 있었다.
베비지의 해석 기관에는 자카르의 베틀처럼 '하드웨어'라는 물리적인 부품이 있었다.
또한 베틀처럼 구멍을 뚫은 카드의 형태로 하드웨어에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구멍이 있으면 핀이 들어가고 구멍이 없으면 뒤로 밀려나면서 일련의 기계적 계산을 한 것이다. 각기 다른 구멍이 뚫린 카드를 '소프트웨어'라고 불렀다.
Ada Byron (수학자, 1815-1852)
배비지는 그의 해석 기관을 살아생전 완성하지 못했지만, 그와 함께 일했던 젊은 여성인 에이다 바런은 해석 기관에서 수학 그 이상을 봤다. 세상을 뒤집을 잠재력 말이다.
에이다 바런은 이렇게 썼다. "카드를 응용해야겠다는 발상이 떠오른 순간, 산술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 바이런은 자카르와 같은 것을 보았다. 구멍들은 숫자 그 이상을 나타낼 수 있었다. 문양이 될 수도, 음악이 될 수도, 혹은 전체 문장이 될 수도 있었다.
이진수 - 0과 1
모스 부호를 생각해보자. 모스 부호에서 각 문자는 두 가지 신호로만 표현된다. 점 아니면 선이다. 이 삐 소리를 사용해 어떤 말이든 할 수 있다. 1912년 타이타닉호가 보낸 조난 신호에는 "빙산과 충돌했다. 침몰 중이다" 라는 메시지를 모스부호로 보냈다.
SOS는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단순히 모스 부호로 표현하기가 매우 쉬울 뿐이다.
점은 0이고, 선은 1이다. 이 0과 1의 조합으로 모든 단어를 만들 수 있다. 0과 1...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진수' 즉, '바이너리 코드 Binary code'다. 이것이 기계와 인간 언어 사이의 소통의 벽을 허물어 줄 수 있다.
각 1 또는 0은 이진수다 (Binary Digit). 한마디로 'Bit'다. 이것이 현대 컴퓨터의 원자다.
8비트는 1바이트다.
1.1 MB 짜리 사진이 컴퓨터에 저장돼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그 사진은 880만 개의 1과 0이 사진을 구성한다는 의미다.
모스 부호의 점과 선이 그저 기록 방식인 것처럼, 바이너리 코드의 1과 0도 현대 컴퓨터의 작동을 기록하는 방식일 뿐이다. (연결 혹은 분리)
알고리즘
이것은 단순한 전기 회로다. 수백만 개의 회로가 동시에, 함께 작동한다고 생각해보자. 그게 오늘날의 컴퓨터다. 전기 회로에서는 그림에서 표시된 것들이 바로 비트다. 전구가 꺼지면 0, 켜지면 1이다. 컴퓨터는 오로지 전기 신호만을 이해한다. 코더가 컴퓨터로 하는 일을 결국 일련의 연결 혹은 분리일 뿐이다. 결과가 나타나려면 논리적인 연결과 분리가 올바른 방식으로, 오류 없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논리는 예측 가능한 일련의 사실 또는 사건이다.
논리 AND 회로
논리 AND 회로에서는 두 회로가 모두 닫혀야 불이 들어온다.
IF-THEN 규칙
'회로 하나가 닫히면 불을 켜라' 이러한 'IF-THEN 규칙'을 바로 알고리즘이라고 부른다.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알고리즘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서 사용되면서 많은 혼란을 불러 일으키지만, 간단히 말하면 알고리즘은 단지 '방향의 집합'일 뿐이다.
집에서 무언가를 사기 위해 가게로 걸아간다고 생각해보자. 왼쪽으로 갔다가 오른쪽으로 돌 수도 있고, 아니면 오른쪽으로 갔다가 왼쪽으로 돌 수도 있다. 혹은 그냥 네 번 좌회전해서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나온 뒤 지름길을 건너고 네 번 우회전 할 수도 있다. 가게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코딩에서도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알고리즘이 있을 수 있다.
그 많은 방법 중에 추구해야 할 목표는 가장 우아하고 효율적인 길을 찾는 것이다. 아름다운 코드는 반복되지 않는다. 아주 고상하고 효율적이고 강력하다.
애니악 컴퓨터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컴퓨터는 인간의 지시를 따르고 속도도 매우 빨랐다. 덕분에 인간들은 더욱 발전하고 강해질 수 있었다. 과학자들인 처음으로 핵폭탄을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주로 인간 컴퓨터를 사용했다. 그러다 기계 컴퓨터에 점점 의존하기 시작했다.
애니악 컴퓨터는 6주 동안 열핵 반응을 계산했다. 그 결과는 엄청났다. 1952년 최초로 시험에 성공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현에 떨어졌던 원자 폭탄보다 수백 배 강력한 위력이었다. 코딩의 힘은 이처럼 무언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 인간 능력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1940년대에는 여전히 한계점이 많았다. 0과 1만으로 프로그램을 쓰면 확장성이 부족하다. 사람들은 코딩이 더 많은 힘을 주기를 원했지만, 동시에 코딩하는 방법은 더 쉬워지기를 바랬다.
프로그래밍 언어의 개발
그 후 코딩은 코드와 인간 언어를 더욱 가깝게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오늘날 코더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언어인 '프로그래밍 언어'가 발명되었다. 1과 0에 비해서는 다소 추상적이다. 추상적이지만 그래도 똑같은 1과 0으로 구성된다. 더 효율적인 조직법인 것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생물학적 관점으로 바라보자. 인간은 놀랍도록 복잡하지만 우리 몸의 99%는 오직 6개의 요소로만 구성된다. 거기서 더 큰 분자로 커지는 것이다. 그 조직의 층과 가장 단순한 생물 사이에는 약간의 발전만 있을 뿐이다.
인간의 뇌는 너무나도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본질이 같다는 것을 믿기가 어렵다. 하지만 컴퓨터는 실제로 훨씬 더 간단하다.
코딩은 인간에게 더욱 쉽고 빠르며 강력한 방식을 제공하는 일이다. 코더들을 그렇게 우리에게 계속 친숙한 상품을 만들어낸다.
어셈블리 언어 (Assembly language)
친숙한 상품의 첫걸음은 바로 '어셈블리 언어'다. 이 언어는 읽고 쓰기가 이전 것들보다 훨씬 쉽다.
'0-1-0-0-0-1-1-1' 이라고 하는 대신 'ADD' 라고만 하면 된다.
그럼 '어셈블러'라는 프로그램이 'A-D-D'라는 문자를 그에 맞는 바이너리 코드로 번역한다.
여기서 이제 바이너리는 문자와 단어로 구성된다.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어셈블리 언어 코딩은 여러모로 발전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쉽지 않았다.
어셈블리어의 단점
그 이유는 컴퓨터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제각기 달랐기 때문이다. 한 컴퓨터에서 쓴 프로그램이 다른 컴퓨터에서는 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들은 곧장 생각하기 시작했다. 컴퓨터에 진짜 활용하고 싶은 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들이었다. 친숙한 언어들 말이다. 사람들은 어셈블리 언어를 사용해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들었다. 그 프로그래밍 언어들로 더 많은 언어를 만들고, 또 만들고 계속계속 만들어졌다. 아마 다음과 같은 언어들을 들어봤을 것이다.
- 리스프
- 베이식
- 자바
- C++
- 파이선 3
- HTML 5
- 펄
- PHP
- C언어
세상의 다양한 언어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의 같은 생각을 표현한다.
이처럼 프로그래밍 언어는 컴퓨터가 같은 생각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이다.
각기 다른 언어들이 다른 요구를 충족하기 때문에 고수준 언어를 하나 사용한다.
여기 보이는 고수준 언어인 Cobol (COmmon Business-Oriented Language)은 1950년대 후반에 기업들이 비즈니스, 금융, 회사/정부 관리 시스템에서 코드를 손쉽게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영어와 아주 유사하다. 모든 대화가 'STOP RUN'으로 끝난다는 것만 제외하고는 말이다.
이것은 CPL (Combined Programming Language)이다. 1960년대에 개발된 것으로 과학적인 계산이 더 많이 포함된다.
마치 생물학적 진화와 같지 않은가? 유기체는 점차 복잡해지면서 특정 환경에 잘 적응하기 위한 특징을 발전시킨다.
솔직히 말하면 취향 문제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다양한 도구를 좋아한다. 가령 C++는 일론 머스크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언어는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이는 'Moo' 라는 단어로 만든 고수준 언어다. 사실은 '소'라는 뜻이다. 이것은 아널드 슈워제너거의 명대사로 만든 언어다.
'이만하면 됐구나' 싶을 때마다 누군가가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고, 그걸 애용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새로운 언어의 발명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코더가 이런 명령을 입력했다. '2시간 이상 시청하면 이 화면을 띄워라 - 아직 시청 중이신가요?'. 하지만 코드가 인간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사람들은 컴퓨터를 사용해야 했다.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컴퓨터가 사람들에게 더욱 쉽고 친숙해져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러한 생각은 또 다른 도약의 필요로 이어졌고, 혁신적인 발전을 이룩한다.
큰 도약 - GUI
https://www.youtube.com/watch?v=hRYnloqYKGY
그 시작은 이것이었다. 영상에 35초 부분을 봐보자. 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에서 점이 움직인다. 딱딱한 코드만으로만 컴퓨터와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컴퓨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번쯤 봐보았을 화면일 것이다. 스크래치 프로그래밍 언어다. 이렇게 그래픽적으로 블록을 드래그앤 드롭하여 일련의 코드를 만드는 것을 'GUI'라고 한다. GUI가 있으면 타자를 치지 않고도 마우스로 코딩을 할 수 있다. 훨씬 쉽게 코드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프로그래머들은 옛날처럼 종이에 연산을 쓴 후 컴퓨터에 입력하는 사람에게 그 종이를 넘기는 식으로 일을 하지 않는다. 모니터 앞에 앉아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쓴다.
이렇게 쉽고 쾌적한 프로그래밍 환경이 만들어진 데는 앨런과 그의 동료들 덕분이다. 1970년대 초반 팰토앨토의 제록스 연구 센터에서 탄생했다. 앨런은 개인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GUI와 같은 구상을 가장 먼저 구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때는 이것이 공상과학 소설과 같다고 생각했다.
창조적인 집단의 중요성
앨런: 큰일이 정말로 이루어지려면 보통 하나의 집단이 필요하다. 제록스 파크는 대단히 훌륭했죠. 꼭 마법 같았어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수백만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dXtEiWUTEMk
1979년, 제록스는 처음으로 GUI를 광고하면서 어떻게 코딩이 일상을 바꿀 수 있을지를 보여줬다.
"당신이 사무실에 들어서면 제록스 기계가 화면에 아침 우편물을 띄워줍니다. 이와 같은 제록스 시스템은 당신의 가장 소중한 자원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정보 말이죠."
앨런: 함께 연구하던 저와 같은 사람들은 세상을 발전시키고자 했습니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인간 증강과 깊은 관련이 있었죠. 우리 같은 대중과 소통하며 평범한 사람도 전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요. GUI는 우리가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GUI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정말 획기적인 성장이었다. 한 걸음 움직인 것이 아니라, 점프를 한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qKfOBEi5fg
이 획기적인 성장 이후 다시 한 번 세상을 바꾸는 혁신이 일어났다. 코드로 만든 모든 것을 분배하는 놀라운 방식이 탄생한 것이다. TV는 갑작스러운 코드 접근이 의미하는 바를 예측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컴퓨터를 켜고 신문을 읽는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세상의 모든 글과 그림, 영화를 집에서 즉각적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
페이스북
하버드 대학교에 한 대학생은 PHP라는 고수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인터넷을 통해 공유되는 무언가를 만들고자 했다. GUI 기반의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2004년 최초의 TV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온라인 디렉터리예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대학생들을 잇는 프로그램이죠. 현재 이용자 수는 10만 명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 후 페이스북은 매달 20억 이상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형 SNS 플랫폼이 되었다.
인류의 삶을 조각하는 프로그래머
오늘날 코더들은 수십억 사람들의 삶을 조각하고 있다. 일과 쇼핑, 식사, 연애, 여유로운 밤까지 말이다. 지금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컴퓨터나 휴대용 기기로 블로그를 보고있다. 이 티스토리 플랫폼 자체도 웹 브라우저 기반의 코드이다. 코드를 사용하도록 설계된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코드인 것이다. 코드는 그 어디에나 있다.
훌륭한 코드는 박물관의 건축가와 같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매일같이 돌아다니며 사용한다. 코드처럼 순수한 창작물은 없다고 까지 느껴진다. 어떻게 돼야 한다는 구상만 가지고 실제로 그저 컴퓨터에 앉아 구현하기만 하면 되니깐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에는 큰 책임이 뒤따른다.
윤리적 고려
도로에는 속도 제한이 있다. 시속 95km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다 알긴 안다. 근데 차에 내장된 컴퓨터가 말하는 것이다. 이 차는 시속 95km 이상으로 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인간 행동을 제어하는 또 다른 방식인 셈이다. 우리 선택을 통제함으로써 생활 속 코드는 근본적인 규제 효과를 지닌다. 법보다 더 강력하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600만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데, 분석에 따르면 그중 94%는 운전자 과실이 원인이다. 코딩의 발전으로 수백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한 여성은 보통 사람보다 심장의 크기가 3배가 되는 비후형심장근육병증을 앓고 있었다. 이 병 때문에 그녀는 마흔에 급사할 가능성이 아주 컸다. 전기 생리학자는 심박조율 제세동기가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전혀 문제없을 거라고 말했다. 이 장치는 코드로 작동하는데, 몇 년 전 임신을 하자 심장이 두근거렸다. 4분의 1 정도의 여성이 임신 후 두근거림 증상을 보이는데,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이 장치는 그 자연스러운 증상을 위험하다고 받아들이고 그녀의 심장에 전기 충격을 주었다. 기기 제조업체들이 임산부한테 충격을 주려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건 절대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저 생각을 하지 못했을 뿐이다.
프로그래머들은 무지막지한 조합을 많은 것을 만들고, 그에 따라 필연적으로 예상치 못했던 상황들의 조합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프로그래밍 기술을 누군가에게 알려줄 때, 정말로 가르치려고 하는 것은 이 모든 고려, 모든 다른 조건들을 고려하는 방식이다. 정신 줄을 놓지 않고, 고려해야 할 사항의 수를 철저하게 짚어가는 법 말이다. 그러한 능력은 앞으로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다. 코딩의 방식이 완전히 새로워졌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코딩은 컴퓨터에 단순히 지침만 내린다.
하지만 이제는 컴퓨터에 입력과 출력을 제시하고 컴퓨터가 알아서 지침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컴퓨터에 더 많은 예시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가령 '이건 파티야'하고 수많은 예시를 주고 또 다른 것을 보여준다. 치과 사진을 보여주고 '이건 파티가 아님' / 교실 사진을 보여주고 '이건 파티가 아님' 처럼 수많은 예시를 보여주며 컴퓨터를 학습시킨다. 그럼 컴퓨터가 스스로 나름의 분류 체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머신 러닝
이것이 바로 기계 학습이다. 요즘 우리가 자주 말하는 인공지능이 바로 이거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추상적 처리 방식이다. 지금껏 해온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자세히 말하면 우리는 이것을 기계 학습 알고리즘이라고 한다. 따라서 할 방향의 집합을 컴퓨터가 스스로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것들도 매우 세밀한 지시 사항으로 번역된다. 예전에는 구글 번역의 코드가 무려 백만 줄이 넘었다. 사람들이 일일이 백만 개의 지시를 짠 것이다. 반면 현재 구글 번역의 코드는 약 500줄에 불과하다.
앞서 제시한 파티 사진에 실수로 흑인이나 히스패닉(Hispanic)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컴퓨터는 백인과 아시아인만 초대된 행사를 파티로 정의내릴 수 있다.
프로그래머 중에는 백인과 아시아인이 많다. 더욱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짜야 하는 이유가 백만 가지는 넘는다. 더 많은 인생 경험이 있다면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결국 기계 학습 시스템 정보에 인종 차별이 내제된 형사 사법 체계 등을 제공하거나 기계 학습 프로그래머들이 베네통 광고처럼 다양한 인종과 얼굴 사회적 배경을 가졌다면 기계 학습 시스템은 그런 데이터를 습득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교정하지 않는다면 역사적 자료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도록 이끌 것이다.
코딩은 인간의 야심과 창의성을 반영하고, 그 자체를 의미한다. 직관적인 도구는 점점 더 많아지고 편리해지면서 점차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지금껏 걸오은 여정을 통해 인간은 컴퓨터에 더욱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고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문이 열렸다. 우리는 지난 50년 동안 눈앞에 펼쳐진 혁명을 목격하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설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대, 혁명적인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그 모든 컴퓨터 프로그램은 또 다른 누군가가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 누구나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가 세상을 뿌리째 뒤흔들 수도 있다. 기계 학습과 정보 전통적인 코딩 등 점점 더 많은 방식으로 세상이 운용될 것이다.
우리가 이 사회에서 지녀야 할 태도는 새로 생긴 강력한 기술도 인간이 훌륭한 방식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로는 훌륭하지 않다는 자세다. 가장 근접한 사례 중 하나로 딥 페이크를 생각해보자. 보고싶던 아티스트를 되살리기도 하고, 영화 산업에서도 활발히 사용되면서 제작비를 월등히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인권 침해를 부추길 수도 있고, 불법 영상 제작 등 디지털 범죄에도 쓰이며 활발히 악용되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그 외에 플라스틱도 있고 다이너마이트도 있다. 많은 도구가 우리 손에 들어왔으며, 우리는 그 도구를 악용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려를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또한 악용되는 사례를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적, 사회적 법규도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에 사는 라틴 아메리카계의 사람. 흑인과 ∼에 대한 백인의 인종 차별.
미국에 사는 라틴 아메리카계의 사람. 흑인과 ∼에 대한 백인의 인종 차별.미국에 사는 라틴 아메리카계의 사람. 흑인과 ∼에 대한 백인의 인종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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