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프랑스 작곡가이면서 엔지니어인 피에르 셰페 (Pierre Schaeffer)가 구체음악 (Musik concrete)라는 음악을 세상에 선보였다.
구체 음악이라는 것이 자연적인 소리, 일상의 소리를 테이프 같은 매체를 사용해 조작해 구체적으로 음악을 표현한다는 개념이다.
피에르 셰페 곡 중 기차 소리를 활용한 음악을 들어보자. (새로운 요소가 나오는 것을 들어보고, 몇번 반복되는지, 어떤 음악적 형식을 갖고 있는지 유의하며 들어보자.)
www.youtube.com/watch?v=aL77mHnCrNs
사실 그냥 소음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음악적인 규칙에 의해 만들어졌기에 음악이라 부른다.
고전 음악에서는 3번 반복 후 4번째에 바뀌고, 이러한 프레이즈가 3번 반복되면, 4번째는 재현되는 등의 규칙이 있다.
이런 고전적인 음악 규칙 하에 소음이 첨가되기도 하고, 변환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어떻게 보면 고전적인 음악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음악적인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면, 그냥 소음이 있는 영상으로 끝나지 않았을까...싶기도 하다.
전자음악의 정신
이러한 음악이 어떤 배경을 탄생했는가를 알아보면 흥미롭다. 테이프같이 소리를 녹음해내는 기술 장치가 없을 당시, 악보에 ~처럼, ~같이 라는 수식어로 클래식 악기를 사용해 음향적으로 묘사했다. 그런데 소리를 녹음해내는 장치가 개발되고나서는, ~처럼이 아니라, 그냥 그 사운드를 음악에 한 부분에 포함시켜버리는 시도가 가능해진 것이다. (파도가 포효하듯->그냥 파도 소리를 녹음해옴)
전자음악은 1900년대 초 세계대전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당시 전쟁이 빈번히 발발했고, 전쟁 후에는 어떤 나라든 경제 부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무너진 것을 재건하고, 사람들의 굶주림을 해결해야 한다. 이런 재건이 이뤄지면서, 누군가는 착취당하는 삶을 살게 된다. 건물이 많이 부서졌으니, 하루 12시간 이상 벽돌을 나르고, 공구를 나루는 등 혹독하게 굴려지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광복이 되었다고, 전쟁이 끝났다고 소리치며 깃발을 흔들 때, 누군가는 노동현장에서 억압당하는 상황인 것이다. (경제 부흥이라는 이유로 누구는 하루종일 일하고 착취당하는 삶을 산 것임.) 이 상황에서 예술가들은 노동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녹음이라는 것을 활용해, 직접 전달 방식으로 그 현장을 세상에 고발한 것이다. 이런 세상이 있다. 사각지대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
예술가들의 이런 정신은, 소설이나 시같은 문학에서도 많이 보인다. 현재 예술가들도 이러한 정신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저항정신, 레지스탕스 정신이 전자음악에 정신적 토대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음악을 들을 때 '듣기 좋은데?, 듣기 별론데'라는 흑과 백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러한 음악을 만들었는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Electricacoustic music이 뭔데
Electric + Acoustic = Electric Acoustic이라는 말은 라이브 연주자가 전자 연주자와 상호 작용하여 음악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Mario Davidovsky의 'Synchronisms'라는 음악이 있는데, 여기서 라이브 연주자는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레코딩(녹음된 소리)와 함께 연주한다. 라이브 연주가 아니더라도 이 전기음향 음악기법은 다른 작업에도 사용되었다. 알고리즘 작곡 (Argorithmic composition)이라는 용어가 이런 류의 음악으로 지칭되곤 한다. 여기에서의 알고리즘은 컴퓨터가 아닌 알고리즘이나 기존 작곡가가 음악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프로세스 (예를들어, 병행 5도를 피하고 특정 범위의 음표 내에서 써라, ~화성법에 기초하여...etc)와는 다른 작곡 프로세스를 사용하는 컴퓨터 프로세스를 사용한다. 특히 랜덤적인, 무작위한 요소가 주를 이루는 랜덤 시퀀서들이 여기서 자주 언급되는 것 같다.
뉴욕대 뮤직테크놀로지학과 교수 Robert Rowe는 1993년에 알고리즘 작곡을 세가지 부류로 정의했다.
1. Generative: 정해진 툴을 사용해 저장된 기본적인 material에서 음악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2. Sequenced: 실시간 입력에 대한 응답으로 미리 녹음된 음악 조각들을 사용한다. 이러한 조각들은 Tempo playback, dynamic shape, 약간의 리듬 변화 등과 같이 퍼포먼스면에서 다양할 수 있다.
3. Transformative: 기존 음악적 재료에 변형을 준다. 원래의 재료와 비슷하거나, 또는 완전히 다르게 변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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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1934년 아르헨티나계 미국인 작곡가인 Mario Davidovsky다. 전기음향 작품인 Synchronisms 모음집으로 가장 잘 알려진 작곡가이다. 이 곡은 어쿠스틱 연주자가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전자 사운드의 테이프 레코딩과 함께 연주하는 혁신적이면서 독특한 특징을 갖기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Synchronisms No.10은 클래식 기타와 테이프를 위한 곡으로, 9분 30초 동안 기타리스트는 악보에 써있는대로 연주하고, 거의 4분 30초 동안 무반주 상태를 유지하며, 이때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사운드가 테이프에서 재생되기 시작한다. 라이브 연주에서, 연주자는 테이프를 마치 무대 위에 또다른 연주자와 합주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처럼, Guitar sonata for Tape)
영상을 보면, 피아노 반주자 앞에 기타리스트가 아닌, 음향기기 앞에 기타리스트가 앉아 있다.
Synchronisms No.9는 바이올린과 테이프를 위한 곡인데, 전자음악의 기악적인 사용 방법에 대해 고찰한 곡이다. 이 곡은 두 개의 주제를 지니고 있으며, 각 주제의 특징은 독자적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상호 유기적으로 관계 속에서 음악적 구조를 형성하기도 한다. 새로운 음색을 창출하기도 하며, 기악적으로 유기적 관계도 맺고 있다. 이런 컨셉을 구현하기 위해 테이프 사운드는 바이올린의 연주와 함께 전자음악을 재생하기만 하는 단순한 역할이 아니라, 바이올린 연주자와 음악적 분위기와 내용을 공유하는 어쿠스틱 악기로 취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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