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가볍기를 기원하지 마라. 등이 더 튼튼해지길 기원하라."

시어도어 루스벨트 (Theodore Roosevelt)

국내여행/제주

제주 아르떼 뮤지움 방문 후기 (Jeju Arte Museum)

노란섬 2021. 6. 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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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디지털아트 전시관이 있다고 해서 들려보았다. 공식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국내최대몰입형미디어아트 전시관' 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어있어서 큰 호기심을 가지고 방문했다.

전시회는 총 11개의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


    WaterFall

    폭포라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용의 비늘과 같은 것들이 넘실거리면서 자유롭게 배회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소리는 웅웅거리는, 짐승의 그르렁 소리와 같은 낮은 음역대의 효과음이 들린다. 음악은 아니고, 이 공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고안된 소리인 듯 하다.

    Flowers

    꽃을 주제로 하여 화사하고 블링블링한 느낌을 준다.

    달빛 / 피아노 / 장미

    사람들이 컨셉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독립형 포토존이 있다. 달빛이 특히 인기가 많았는데 특히 커플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오며가며 볼때마다 줄이 계속 늘어져 있었다.

    Night Safari

    내가 그린 그림을 스크린에 띄울 수 있다. 우측 사진에서 보듯이 사람들이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이 스크린에 떠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신기해한다. 아이들도 자기가 그린 캐릭터를 찾고, 마치 하나의 창조물을 만들어낸 듯이 뿌듯함이 몸짓에서 뿜어져 나왔다. 관람자들이 예술작품에 참여하여 함께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흥미롭고 보기 좋았다.

    Beach

    알래스카, 그린란드의 해안을 연상시킨다. 초록빛과 파란빛이 도는 오로라가 하늘에서 헤엄치고, 발목을 핥고 가는 듯한 바닷물이 해변의 모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우측은 온통 통유리로 되어있는데, 그 덕분에 하늘과 해변이 지평선 너머까지 뻗어져 나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바닷소리가 꽤나 리얼해서 마치 정말 다른 나라의 멋진 해변에 와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Garden


    바로크, 르네상스 시대풍의 작품을 소개할 때는 그에 맞는 컨셉으로 건물에 프로젝터를 쏴준다. 그에 맞게 음악도 클래식 음악이 나온다. 다양한 컨셉의 작품들이 나오면서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데, 어딘가에 기대어 멍때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의자는 없지만 기댈 곳이 꽤 있다.) 내가 가장 오랫동안 작품을 감상했던 곳이다.

    Worm hole

    기하학적이면서 입체적인 도형들이 하나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영상은 어도비 애프터 이펙트에서 모션 그래픽을 사용한 듯한 느낌도 든다. 화면을 계속 응시하다보면 빠져든다.

    Jungle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색들이 동물들에게 입혀진 듯 하다. 살아움직이는 듯한 동물들은 정글의 경이로움과 생동감을 더해준다.

    Star

    여러개의 무드등이 하늘에 수놓은 별처럼 내 눈앞에서 쏟아져 내린다. 하늘에 있는 별을 만질 수 있는 거리까지 도달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들어가자마자 온몸의 세포들도 눈 앞에 경관에 깨어나는 것 같다.

    Wave

    앞에서 말한 Beach와 Waterfall과는 다르게 완전히 '파도'라는 그 자체의 장엄함에 초점을 맞추었다. 소리도 다른 것들보다 더욱 현실감이 있었고, 가까이 가면 시원한 물 입자들이 온 몸으로 튈 것 같다.

    The Moon

    사람들이 줄서서 사진을 찍는 베스트 포토존 중 하나다. 달이라는 원형의 구조물에 토끼를 배치한 것이 아니라, 토끼를 메인으로 달은 건물에 큰 원형만을 뚫어서 표현했다. 안에 들어가보면 다양한 색의 풍선들이 토끼의 발밑에 늘어져 있다.

    Teabar

    음료의 가니쉬를 테이블 상단에서 쏘는 프로젝터로 미디어아트적으로 표현해낸다. 보기 예쁜 것이 맛도 좋다고, 눈으로 이미 감성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아쉬웠던 점

    분리되지 않은 공간

    보다시피 테마별로 공간이 독립적으로 나뉘어져있지 않기 때문에 소리가 서로 겹친다. 즉, 한 공간에 완전히 매료되어 빠져들 수 없다. 그리고 커다란 컨테이너박스같은 공장 공간에 전시를 했기 때문에, 높은 천장과 둘레로 시원한 공간감을 주지만, 소리가 매우 울린다. 컨셉 방마다 방음을 하고 온전히 그 테마의 음향만 들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면, 더 빠져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지도가 없다

    어떤 순서로 코스를 돌아야 할 지 제안을 해주던가, 맵이 있었으면 좋겠다. 순서대로 되어있는 것보다는 약간 중구난방으로 전시가 되어있어 정신이 사납다. 주변 사람들도 "저런 것도 있었어?, 우리가 뭘 안봤지?" 한다. 어디에 뭐가 있고, 어떻게 가야하는지 길을 잃기 쉽다. 분명 한두가지 놓친 것이 있는데, 계속 돌아다녀봐도 봤던 것만 계속 보게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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