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산다는 것
우리는 그동안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 모델에 살아왔다. 고등학교까지만 나와도 취업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하나의 기술을 배워놓았다면, 그 기술로 은퇴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옛날에는 지식이라는 것이 지금에 비해 월등히 부족했기 때문에, 한 기술을 배우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돈이 훨씬 많이 들었다. 그러니 하나의 기술에 전문가가 되는 것만 해도 이미 사회적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 모델은 통하지 않는다.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재충전과 재교육이 필요하다.
평균 수명이 짧았던 시대에는 은퇴 후를 대비해 금융 자산 (부동산, 땅, 현금)을 축적하는 게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의학과 과학의 발전 덕분에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 고려대학교 박유성 교수의 <100세 도달 가능성>이라는 연구를 보면 2019년 현재 1945년생은 74세에 해당하는 나이인데 100세까지 1/4의 확률로 살고, 58년생은 1/2이 100세까지 산다고 한다. 그리고 70년생 이후라면 거의 대부분이 100세까지 산다. 구글의 지원을 받는 미국의 연구 개발 생명 공학 회사 California Life Company (칼리코)는 슈퍼 컴퓨터를 돌려서 인간의 DNA 등을 분석하고 있는데, 2035년이면 그 분석이 완전히 끝난다. 이들의 목표는 사람의 수명을 극대화하는 것인데, 500세까지 살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축적해야하는 자산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재산을 모으라는, 젊을 적에 열심히 일해 재산을 축적하라는 말은 이제 크게 와닿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지금보다 오래 일하기 위한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 때이다. 그 자산이란 것은 바로 생산 자산, 활력 자산, 변형 자산으로 구성되는 무형의 자산들이다.
시대의 트랜드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이 변화에 우리는 민감해져야 한다. 마치 향해사가 바람의 기류를 읽고, 파도의 흐름을 파악하여, 항로를 유연하게 개척해 나가듯이, 우리도 이러한 훌륭한 항해사가 되어야 한다. 강한 바람이 불 때 혹은 거친 파도가 다가올 때마다, 우리는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이 역경을 헤쳐나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선택해야한다.
이렇게 트랜드를 읽고, 자신과 자신의 미래를 계속 변화시킨다는 것은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인간은 원래 변화가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변화를 할 수 있음에도, 변화에 지레 겁먹을 수 있다. '코끼리 증후군' 이라고, 어려서 사슬에 묶인 적이 있는 코끼리는 성장 후에도 사슬을 끊을 힘이 있음에도 평생을 사슬에 묶여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제보다 성장했고, 1년 전보다 성장했고, 10년 전보다 월등히 성장하지 않았는가?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깨닫고, 사슬을 끊을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흐름을 읽지 못하고, 현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칠면조가 되버릴 것이다. (이 칠면조는 자신에게 꾸준히 먹이를 주는 주인에게 신뢰감을 얻고, 계속해서 배를 불리다가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고기가 되었다.)
여가시간의 활용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지 마라. 하루는 헬렌 켈러, 파스퇴르, 미켈란젤로, 마더 테레사, 레오나르도 다빈치, 토머스 제퍼슨,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게도 똑같은 24시간이다. -작가 H. 잭슨 브라운 주니어
누구에게나 여가시간은 있다. 우리는 이 여가시간을 나를 위한 재창조에 투자해야 한다.
무엇을 배우느냐에 따라 세 가지 축을 구분해서 사용해보자.
- 5분 자투리 시간에 배울 것 (외국어 단어 학습, 노트 복습)
- 주말을 이용해 배울 것 (온라인 강의, 독서)
- 2~3개월 동안의 장기 휴가에서 배울 것 (관심있는 기술, 자격증, 수료증)
이미 은퇴한 노인이라면
앞서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재충전과 재교육이 필요하다."라고 썼다. 그런데 은퇴한 노인이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는 건 정말 막막할 것이다.
특히 일본은 아직도 Ageism 에이지즘이라는 연령차별이 존재한다. 반면 영국은 직원을 구할 때 연령 제한을 두면 위법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이력서에 나이나 생년월일을 기재하지 않는다.
은퇴한 노인이 새로운 일을 배운다고 해서, 노동과 같은 분야에 일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노동 분야는 머지 않아 로봇이 대체할 것이고, 지금도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Ocado'를 보라. 물류업은 알아서 로봇이 해낸다. 은퇴한 노인은 젊은 사람들보다 축적된 경험과 경력을 활용하는 직업에 투입되어야 한다. 조언과 자문을 해줄 수 있는 위치 말이다. 마치 옛날 원주민 또는 인디언들이 천막에서 나이가 든 노파들에게 자문을 구하듯이 말이다. 이를 통해 노인들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자신감 또한 회복될 것이다.
이제는 교육 대상을 20대까지로 국한해서는 안된다. 어른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
내가 아는 교수님도, 시골에 계신 노인분들을 상대로 글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시라고 한다. 노인분들은 직접 자녀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거나, 문자를 보내거나, 자신의 생각을 시로 써내려가면서 큰 성취감을 느끼고 계신다고 한다. 그 시에는 젊은이들을 뭉클하게 하는 시 또한 만들어지곤 한다.
저의 직업은 학생입니다
"미래의 수혜자 Beneficiaries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또 직업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평생교육을 넘어 '직업이 학생 Professional Student'이 되어야 한다."
-제이슨 솅커 Jason Schenker, 2020년 10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우리는 새로운 기술에 흥미를 보이며, 그 기술을 현재 갖고 있는 기술에 어떻게 접목시킬 지 매번 생각해야 한다. 배우는 것을 즐기는 자세를 길러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의 과정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하루에 20분이라도 자기 전에, 이러한 생각을 해보는 것이 어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