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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음악, 음악의 탄생 원리와 신비로운 힘

노란섬 2021. 12. 1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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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음악과 인간

    저희는 음악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카페에 갔을 때, 여행을 갈 때, 공부를 할 때, 길거리를 걸을 때 언제나 우리 주변에는 항상 음악이 함께합니다. 운동을 할 때도 항상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죠. 이렇게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음악은 초기 인류에게도 발견됩니다.

    새의 뼈로 만들어진 플룻은 동물 기원전 4만 년 전에 발견된 벽화만큼이나 오래된 악기입니다. 이를 보면 인류가 얼마나 오랫동안 음악과 함께 해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음악과 쾌락

    음악을 들을 때 보통 사람은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섹스를 하거나, 마약을 할 때와 같이 쾌락을 느낄 때처럼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캐나다 맥길대의 신경심리학자 로버트 자토르(Robert Zatorre)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연구진들은 실험대상자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했고, 그에 따라 반응하는 두뇌의 온도, 피부 전도율, 심장박동, 호흡 등을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와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를 이용해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감정적으로 최고조에 달할 때와 그것을 기대할 때 각각 뇌의 다른 부분에서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최고조를 기대하는 동안에는 두뇌 중 미상핵에서 도파민의 분비가 관찰됐으며 최고조에 다다랐을 땐 측좌핵에서 도파민이 분비됐습니다. 미상핵은 표정과 관계가 깊은 대뇌기저핵의 일부로써 사랑, 믿음과 같은 감정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고 최근엔 언어와 학습과도 연관이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또한 측좌핵은 감정과 의욕 등에 관여하며 쾌감을 느끼는데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동일한 음악이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이와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음악만이 그에 대한 일종의 기대감과 보상심리를 자극해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소리를 인지하여 음악을 듣기 까지

    음악을 듣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리듬과 선율을 느끼며, 음색과 음정을 듣게 됩니다. 특히 연주를 위해서는 사람이 가진 온갖 기능이 필요합니다.

    우선 우리가 음악을 음악이라고 인지하여 듣게되는 단계 이전에 음악은 그저 공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리는 공기의 진동으로 시작하고, 그 진동이 우리의 고막을 진동시키고, 작은 뼈가 그 진동을 달팽이관의 액체에 전달합니다. 그리고 그 진동이 털의 세포를 진동시켜 우리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저희는 '소리가 들린다'와 '음악이 들린다'가 다르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소리가 음악으로 들리기 위해서는 리듬, 화음, 선율이라는 3요소가 있어야겠죠.

    리듬

    아칸소 대학에서는 물방울이 물에 떨어지는 녹음된 소리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사람들에게 이 소리가 일상적인 소리를 들리는지, 아니면 음악으로 들리는지 실험해보았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 사람들은 당연히 일상의 소리를 인지했습니다.

    음악은 이렇게 소리로 인지되는 것이 시작입니다. 그러다가 뇌에서 어떤 과정이 일어나면서 변화하여 음악으로 들리게 됩니다.

    소리가 반복될수록 사람들은 이 소리를 점점 음악적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하는 것은 리듬을 형성한다

    학창시절 시 문학을 공부할 때, '운율'이란 말을 많이 들어보셨죠? 음악에서도 반복적으로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면, 리듬을 형성하게 됩니다.

    뇌간과 소뇌

    인간의 청각 기관은 많은 부분이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대부분의 동물의 청각 기관과 비슷합니다. 인간의 뇌 중에는 파충류와 동일한 뇌간이 있고, 주기적인 패턴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소뇌가 있습니다.

    하지만 파충류와 동일한 뇌간이 있다고 해서, 파충류의 능력정도만 저희에게 있는 것이 아니죠. 파충류와는 다르게 저희는 BPM (Beat per Minute) 즉, 분당 비트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 저희의 심박수는 60-80 BPM입니다. 운동을 할 때에는 심박수가 130-160 BPM까지 올라가죠.
    음악의 BPM은 저희의 심박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빠른 템포의 음악일수록 저희의 심박수는 빨라지고, 더 빠르게 움직이게 됩니다.

    이렇게 BPM 즉, 박자를 느끼기 위해서는 전운동피질 (Medial Premotor Cortex), 열성 두정엽 (Inferior Parietal Lobe), 청각피질(Auditory Cortex)라는 뇌의 여러 부분이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하는데요, 일반적인 동물들에게서 이러한 요소들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동물들도 리듬을 느낄 수 있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N7IZmRnAo6s

    Snowball 이라는 이 앵무새는 음악을 들으면서 리듬을 느끼는 것처럼 보입니다. 음악인지 및 신경 과학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인지 심리학자인 애니루드 파텔 (Aniruddh Patel)은 이 새가 다른 속도로 연주하는 음악에서도 리듬을 인지하여 움직일 수 있는지 궁금하여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것이 가능했다고 파텔 박사는 말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2009년에 발표되었는데, 이 연구결과가 '동물들도 리듬을 느낄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가 되었습니다.

    https://youtu.be/s4nBevZJMvk

    캘리포니아 바다 사자인 로닌은 인간을 제외한 포유동물로는 처음으로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메트로놈 소리에도 리듬을 느끼고 반응하는 로닌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진동이 빨라지면 우리는 거기서 음고(피치, 음높이)를 느끼게 됩니다. 파텔 박사는 많은 동물들이 음정을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동물들도 인간처럼 음고를 느끼고 음색을 인지한다는 것입니다.

    특정 주파수에 반응하는 뉴런

    인간을 포함한 많은 종의 뇌에는 입력되는 소리의 정확한 주파수에 반응하는 신경세포(뉴런)이 있습니다.

    머리 이 세 부분에 전극을 놓고 반복되는 소리를 들려주게 되면, 전극에서 나오는 신호는 좀 더 지저분하고 둔한 소리로 뇌가 인식하게 됩니다.

    화음

    여러 음을 동시에 연주하면 음악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화음 (화성_Harmony)이 만들어집니다.

    남자와 여자에게 C음을 노래하라고 해보면, 보통은 한 옥타브 차이를 두고 노래를 합니다. 옥타브란 조파수의 비율이 두배 또는 그 반인 음정들을 말합니다. 피아노로 치면 이런 것이죠.

    인간은 이러한 interval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을 인지하는 등가의 감각을 대부분 갖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W5FdJIzET0

    이러한 특별한 관계 때문에 'Moon River'의 도입부가 그렇게도 기억에 남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문화에서 옥타브 사이의 공간을 음계 (Scale)로 나눕니다. 메이저 스케일 (장조 스케일), 마이너 스케일 (단조 스케일) 이렇게 말이죠. 그리고 그 스케일 안에서 상대적인 음정 간격을 통해 선율을 기억하게 됩니다.

    저희는 이렇게 선율을 기억할 때, C음에서 시작하든, F음에서 시작하든 시작된 음만 바뀌었을 뿐 동일한 선율인 것을 인지합니다. 학교종이 땡땡땡을 C로 시작하든 F음으로 시작하든 저희는 그 곡이 학교종이 땡땡땡의 선율이라는 것을 인지하죠. 하지만 새들은 이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새를 A선율, B선율 이렇게 구분하도록 훈련시킬 수는 있지만, 이러한 선율들의 조를 바꾸면 (이조) 새들은 그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합니다. 처음 듣는 선율처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하는 것이죠.

    음색

    악기의 음색차를 우리는 알 수 있다

    음색은 (Timbre, Tone Color) 음정을 구분 짓는 소리의 특징입니다. 오케스트라 음악을 들어본 적이 모두 있으실 겁니다. 음악을 들을 때 저희는 지금 나오는 멜로디를 바이올린이 연주하고 있는지, 바순이 연주하고 있는지, 클라리넷이 연주하고 있는 것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희에게는 음색을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나 반딧불이는 흔히 칼군무라 불리는 것처럼 서로 동일한 움직임을 특정 리듬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 가지 속도로만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아까 나온 새처럼 박자를 느낄 수 있는 새도 있지만, 그렇다고 사람처럼 상대적인 음정을 인지하지는 못합니다.

    인간의 유전자를 93%나 공유하고 있는 붉은털원숭이는 옥타브 간격을 인지할 수 있지만, 박자는 느끼지 못합니다.

    오직 인간만이 언어와 기억 능력이 더해져 이 모든 퍼즐을 맞출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기에 인간이 지금까지 음악이라는 예술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음악과 감정

    이에 더해 인간만이 갖고 있는 또다른 능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음악을 감정과 깊이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장음계를 행복한, 밝은 감정과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발리의 화장 의식

    서양음악에서는 이렇지만, 어디에서나 장조가 행복을 나타내고, 단조가 슬픔을 나타내진 않습니다. 서양음악인들에게는 장조가 행복하게 들리지만, 발리 사람들에게는 의식이나 화장 의식을 연상시키죠.

    https://youtu.be/oYdnUHCpomQ

    몬테 베르디의 '요정의 탄식'

    몬테베르디는 1600년대에 '요정의 탄식'이라는 곡을 작곡했는데, 이 음악은 단순히 단음계를 내려가는 것입니다. 이후 수백년 동안 많은 작곡가들이 이 동일한 기본 음계 (단순한 하향 단음계)를 이용해 탄식을 표현했습니다.

    음악의 효과

    손상된 다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음악을 사용하여 치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 치료'라 불리는 이 분야는 매년 성장하고 있는 분야죠.

    참 신기한 것이 두세 단어를 구절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환자들이 때로는 노래를 능숙하게 불러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사람이 환자가 맞는지 의심할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문장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노래를 가르치면, 점점 이후에 문장을 말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도 합니다.

    음악은 또한 동작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실제로 박자는 뇌의 운동 체계에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동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음악이 치료 수단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과장된 속설

    병실에서의 신생아가 음악을 듣고 있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아이가 영리해진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말 때문에 미국 병원에서는 모차르트 음반을 계속 틀었고, 매달 백만 장의 모차르트 음반이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모차르트 음악에 무언가 마법이 있다면서, 많은 속설이 오고갔지만 연구 결과 모차르트 음악을 듣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영리해지고 IQ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음악 교육

    어릴 적부터 음악을 연주하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은 언어를 보다 쉽게 배웁니다. 수많은 음표들을 외우고, 악보 안에 있는 일종의 체계성을 익힌다는 것이 언어를 익혀나아가는 것과 연관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교감을 즐기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음악은 기본적으로 함께 즐기는 것이죠. 함께 연주하는 경우가 많은 음악은 항상 독선적이기보다는 서로 배려하고 일치된 화음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기적인 성향을 버리고, 한 집단에서 연합하는 법을 배웁니다.

    서로를 친절하게 대한다는 실험적 증거

    "합주는 4세 유아들의 친사회적 행동을 장려한다"

    "서먹함을 깨는 효과: 노래로 사회적 결속 다져"

    합창이 신뢰와 협동에 미치는 영향

    노래로 어색함을 없애 구성원이 조직에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의 음악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 이라는 책에서 진화학자인 다윈 역시 음악에 대해 진화론적 설명을 했습니다.

    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
    인간이 음악과 리듬을 처음 습득한 것은 이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이다.



    공작을 생각해보면, 그 아름다운 꼬리가 생존에는 당연히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성을 매혹시키기 위한 용도이죠. 진화론적인 관점에서는 분명 그 꼬리가 생존에 필요가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음악도 처음에는 그런 의미였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진화 과정에서 인간에 더욱 가까워지면서 그 능력이 점점 더 발달되어 더욱 음악적인 능력이 생겼을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점진적인 청각 발달 가설 (2018)

    인간이 리듬, 선율, 화음을 좋아하는 것이 다른 영장류를 거치면서 서서히 진화한 것인지는 아직 막 알아가는 단계입니다. 이 연구는 현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고 있습니다.

    동물인지학자, 행동과학자, 언어 심리학자, 진화생물학자, 음악인지학자, 발달심리학자, 음악인류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말이죠.


    앞서 본 것처럼 인간은 다른 파충류, 동물들과는 더 진보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모두 음악적인 감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음악은 재능의 영역으로 생각하며 자신에게 음악적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음악을 통해 배울 수 있고 다른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음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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